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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과 내생각

엄마가 말 해준 6.25 참상 1

by 노당큰형부 2022.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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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난리가 터진

25일부터

우리 네 식구는

피난 목적지를 이이와 나의 고향인 보은으로 잡고

오로지 그 길만이 살길인 줄 알았고

 

보은을 향하여 남으로 남으로 내딛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6월 29일

오산을 지나 천안으로 행진 중이었다.

마침내 이승만 대통령의 구원 요청을 받은 미군이

맥아더 장군을 한국전선에 투입하였고

한강 이북의 전황을 파악한 후 폭격기로 평양을 폭격했다고 한다(자료 확인)

 

(북한을 폭격 중인 B29 폭격기:유용원의 군사세계 자료사진)

 

그러나 이곳엔 북괴의 전투기들이 수시로 날아다니며

민군 구별 없이 움직이는 것엔 무조건 기관총을 쏘아 대었다.

 

비행기에서 내려 쏘아대는 기관총이 얼마나 무서웠던지

큰애는 그 공포를 아는지 혼비백산하는 일이 자주 있었다.

 

아주 멀리 서라도

부~웅~~~~

하는 비행기 소리만 나면 제일 먼저 숨을 곳을 찾는다.

 

6월 30일

김일성 괴뢰군이 한강을 넘어 밀고 들어오고

마침내 미군 4만 명 투입이 결정되었다고 한다.

 

이제는 북괴군의 비행기 공습이 무서워 낯에는 산속으로

숨어 남하하고

밤에만 도로를 통해 걷고 또 걸었다.

 

(아버지는 끌고 나는 구르마 위 엄마는 밀고 동생은 엄마등에)

점점 가까워지는 우리의 고향은

하루에 100리 길(40km)을 행진하므로 이틀이면 보은까지 갈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지나온 길 저편 멀리 서는 가끔 북괴군의 비행기 소리가 멀게 들리고

그들의 남하 속도가 빨라진 것 같다고 모두들 이야기한다.

 

우리 네 식구가

피난을 떠나온 지 7일째(7월 1일)

샛길을 따라 엄청남 모기 때에 뜯기면서 알 수 없는 작은 고개를 넘어가고 있었다.

 

우리와 다른 일행들은 그곳에서 

비행기가 쏘아댄 기관포의 충격으로 배가 터지고 창자가 삐져나와 몸부림치는 사람이 있었다.

사체 몇 구가 군데군데 늘어져 있는 틈에서

신음 소리를 내고 있는 꿈틀 거리는 피범벅이 된

한 사람을 보았다.

 

고통을 참지 못하고

한 손으론 나온 창자를 잡아 배속으로 집어넣는 동작을 한다.

 

푸~푸~하며 고통의 한 숨을 내쉬며 죽어가는 사람이 아닌가? 

나는 무심결에 두 아이의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그는 이미 날파리 때가 늘어 붙은 자신의 창자를

피 딱지가 말라붙은 손으로 잡고 무의식적으로 끌어다

자신의 배에 집어넣는 행동을 계속하고 있었다.

물론 쏟아져 나온 그의 창자들은 절대 다시 들어갈 수 없는대도...

 

음~ 푸~ 푸~

음~

그의 얼굴은 이미 사색으로 변했고 군데군데 쇠파리가 붙어 피를 먹고 있었는데

눈은 찡그리고 있었다.

아~

차마

눈으로 못 볼 한 인간의 참혹한 절명의 순간이여~ 

 

 

(6.25 피난길 자료사진)

 

 

그의 양손은 검붉은 피딱지가 더덕더덕 붙어 있었고

그 양손으로 자신의 옆구리로 터져 나온 창자를

뱃속으로 집어넣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었다.

 

파리와 모기는 그의 삐져나온 내장에 붙어 윙윙거리며 떨어지질 않고

이미 부풀고  말라가는 그의 창자는 점점 더 흘러나오고..

 

그의 두 다리는 끊어져 너덜거렸고 두 눈은 검붉은 피가 범벅이 된 채

실눈을 뜨고 있는 것 같았으나

우리가 다가가도 모르고 그 짖을 계속하고 있었다'

 

이 사람은 피난길에

일행들과 함께 폭탄을 맞았으며

이미 피를 많이 흘린 것 같았고 살아 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오직 살아야 한다는 본능적인 몸부림으로 상당한 시간을 땅에서 뒹굴었기에

내장은 많이 오염돼 있었다.

 

나는 문규와 필규를 끌어 안아 자리를 피하고

남정네들이 수근 거리며 그에게 말을 걸어보건만

그는 고막도 터졌는지 듣지도 못하는 것이 그의 양쪽 귀에도 붉은 피가 엉겨 굳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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