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한 토요일 오전
시몬스와 오랜만에 데이트하며 안경점엘 들려
시력과 안경을 감사하고 나와
시간도 남고 또한 점심시간이라...
약 10km 정도 거리에 있는
김포시 통진 시장의 미트 샐러드로 시몬스 차의 방향을 바꿨다
(19,000원/1인 의 행복)
다른 것은 안 먹는다
목젖까지 차게 오로지 쇠고기로만 점심을 해결하고
더 이상 목으로 넘길 수가 없어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배는 부르고 소화는 시켜야지...
해결 방법은 아이쇼핑 겸 통진 시장을 한 바퀴 돌며 눈요기를 한다.
시장 안에 뽕짝 가요가 구성지게 울려 퍼지는데
전파사에서 나는 소린가?
하고 둘러보았더니 아니더란 거지...
그런데
아차~~~!!! 이런,
소리가 요란한 밀차의 옆을 지나쳐 갔다.
이 모습은 불편한 상태가 아니다
자동차 고무 쥬브로 양 무릎을 칭칭 감은 다리로
배를 깔고 양팔로 기어서 한 뼘, 또 한 뼘 엠프가 실린 밀차를 밀고 가며
구걸을 하는데
아니 솔직히 말해 구걸이 아니고 그냥 동정심을 유발하는 것이다.
♬가련다~♬ 떠나련다~~♬
지나쳐 말없이 걷다가 그가 자꾸 떠 올라 시장을 걷는 내내
마음에 걸려 편하질 안았다.
아 이 불 공평한 세상
세상을 원망하랴
이 나라 정부와 위정자들을 원망할까?
나는 있던 없던 따듯한 곳에서 점심을 기름진 고기로 배 터지게 먹었건만
저이는 찬밥에 김치쪼가리라도 허기를 때웠을까?
시장을 한 바퀴 돌아 나오는 길
다행히도 그가
엉금엄금 저만치서 기어가고 있었다.
시몬스에게 지폐 한 장을 받아 들고
내 주머니의 주화 몇 잎과 그 장애인의 모금(?)함에 넣어 주었다.
"고맙습니다, 아저씨 고맙습니다" 하며
연거푸 사례하는 그는 추위로 얼굴의 반은 가렸지만
육, 칠십은 되었을 얼굴이 하얀 할머니이시다.
그래서 한번 놀라고, 돈을 넣으며 본 모금함
모금함에 빼곡한 돈이 기십만원은 넘어 보인다
이 벌이도 수입이 꽤 짭짤한 모양이다, 대박~~!!
시몬스에게 말했다.
"시장마다 저런 걸인이 하나씩 있다니 참 웃기지?
돈도 많이 들어 있던데"
시몬스의 대답,
저 사람들 저돈 다 자기 것 아니야,
어떤 나쁜 인간이 앵벌이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거야"
뭐라고? 앵벌이 하는 거라고?
유정천리 / 김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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